직장이야기_직장툰

상암동 똥난리 사건

빡치눙 2022. 2. 8. 10:53

직장이야기 에피소드는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필자가 생각 나는대로 업데이트 됩니다.

 

2015년 즈음. 빡치눙이 허리디스크로 백수생활을 꽤 한 뒤, 잡꼬레아를 통해 상암의 모 통신사에 프리랜서 개발자로 투입되었을 때의 일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7-8개월짜리 프로젝트로, 통신사 시스템의 대규모 고도화 프로젝트 중, 본인은 시스템 이관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근무했던 건물은 통신사 건물로, 해당 통신사 본사 바로 옆에 있는 별도 건물인데, 이 건물이 '굉장히'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었다. 

첫째, 건물이 상당히 큰 규모인데, 각 층이 구조적으로 '통'으로 되어 있었다. 즉, 벽이나 별도 사무실 건물이 없이, 한개의 층이 전부 오픈된 구조였다. 언젠가 혼자서 날밤샐때, 한바퀴 쭉 돌며, 좌석수를 세어 보았는데, 500석이 약간 넘었다. 상당히 큰 건물인데, 이런 구조는 정말 처음봤다.

둘째, 500석이 넘는 규모의 사무실에 화장실은 달랑 두 개 뿐이었다. 각 화장실은 남자기준 소변기 3개, 대변기 3칸의 구조였다. 그러니까......  대략 여자보다는 남자가 많았으니, 400명의 인원이 소변기 6개, 대변기 6개를 사용했다고 보면 된다. 

 

자. 이게.... 상당히, 매우 큰 문제였다. 

화장실은 언제나 만원버스였다. 심지어 소변기도 줄을 서야 했으니..   화장실 문을 열면, 언제나 사람이 북적대었고, 갓 나온 따끈한 똥냄새가 콧속을 자극했다. 

남자들은 알거다. 보통.. 남자 화장실은 매우...한가한 편이다. 그리고 붐비거나, 더러우면 다른 층 화장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건물은 모든층이 같은 구조로 되어 있었다.  

1층도, 5층도, 10층도 어차피 똑같았다....

 

수백명중에 근무시간중 급똥이 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으리라...    대변칸 앞은 사색이 된 아저씨들로 항상 만선이었고, 참지못한 일부 불쌍한 인간들은 다른층 화장실의 빈칸을 찾아 이리저리 미친 좀비처럼 한손에 휴지를 움켜쥐고 미친놈처럼 건물을 휘젓고 다니기 일수였다. 

 

그런데, 해당 건물 화장실에 큰??? 문제가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화장실 변기가 아~~~~주 잘 막힌다는 것이었다. 

보통은 세 칸중 두칸만 정상가동이 될 때가 많았고, 한칸은 누군가의 똥과 휴지로 범벅이 된 똥국 상태로,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어느날, 빡치눙은 다행히? 작은볼일을 보러 화장실로 향했는데, 이상하게 문을 열자 사람하나 없이, 휑한 상태였다.  '이상하다' 생각하며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화장실 바닥이 어떤 물체로 가득차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바로 똥국 건더기.....   그리고 대변칸에서 청소하시는 여사님의 욕지기가 터져나왔다. '아이 c발.. 이게 뭐야!!!!'

........

그렇다. 막힌 변기를 누군가... 물을 추가로 내리다가, 변기가 흘러넘쳐, 화장실 바닥을 똥국물과 건더기로 가득 채워놓은 것이었다. ㅅㅂ... 내가 이런 광경을 살아생전 라이브로 보게 되다니.....

 

화장실 똥이 넘쳤다는 소식은 삽시간에 퍼졌고, 해당 화장실은 그날 저녁까지 아무도. 아무도 얼씬거리지 않았다.

 

지금도, 그 건물에서 마려운 엉덩이를 움켜쥐고, 이리저리 미친놈처럼 헤매던 생각이 또렷하다...

 

개발자들아, 지금은 고쳤는지는 모르겠지만, 프리뛸때 조심해라. 상암동, 통신사다...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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